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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부위를 운동한다고 그 부위의 살이 빠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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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세 여자 환자가 허리가 아파서 내원했다.
진찰상 신경 증상은 뚜렷하지 않았지만
엑스레이상 허리뼈 4, 5번 사이 디스크가 좁아져 있었다.

원인을 찾기 위해 최근 변화가 있었는지 물었더니,
지인의 추천으로 윗몸 일으키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아직도 뱃살을 빼기 위해 윗몸 일으키기와 같은 복근 운동을 해야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특정 부위의 근육을 쓰면 해당 근육이 커질 뿐, 해당 부위의 지방이 줄어 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재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운동은 위 환자의 사례처럼 또 다른 질병을 초래한다. 

한 연구에서 실험 대상자에게 27일간 총 5,004회의 윗몸 일으키기를 하게 한 후 부위별 지방세포의 크기를 조사했는데 복부뿐만 아니라 엉덩이, 팔에서도 지방세포 크기가 비슷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20주간 자전거 운동을 시킨 후 체지방을 조사했더니 운동을 했던 다리보다 몸통에서 훨씬 더 많은 지방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특정 부위의 운동을 했을 때 그 부위의 둘레가 감소한 듯 느껴지는 것은 운동에 의한 일시적인 근육 당김 현상 때문이지 지방량의 변화와는 상관 없다.

나이가 들면서 나오는 뱃살은 피하지방(피부 밑 지방)이 아니라 뱃속에 쌓인 내장지방인 경우가 많다. 이를 줄이는 데는 식이요법과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단지 뱃살만을 빼기 위해 다른 운동에 비해 칼로리 소모량이 적은 윗몸 일으키기를 선택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물론 윗몸 일으키기를 통해 체형 교정 효과는 약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

전형적인 윗몸 일으키기에서 처음에 몸통을 드는 동작은 복근을 주로 사용하고, 머리를 무릎까지 가게 하는 동작은 허벅지를 몸 쪽으로 당길 때 사용되는 근육인 고관절 굴곡근과 같은 근육을 주로 사용한다. 

앞서 말한 환자처럼 배가 나오고 복근이 약한 사람이 억지로 윗몸 일으키기를 하면 복근은 단련되지 않고 오히려 척추를 지지하는 후관절의 압박이 심해지면서 허리통증만 생길 수 있다. 

젊고 손상이 없는 허리디스크는 아무리 몸통 운동을 해도 문제가 없지만, 일단 손상이 생겼던 허리디스크는 윗몸 일으키기 같은 운동을 반복적으로 시행하면 디스크 손상이 누적되어 파열에 이를 수 있다.

나는 윗몸 일으키기를 하지 않는다. 체지방 줄이는 데도 비효율적이고 보디빌딩 대회에 나갈 식스팩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본인에게 불필요한 노력을 줄여야 최소한의 노력으로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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